<약 한시간 후>
쿠로
....
(...아아, 젠장! 뭐하는거야 나는!? 부끄럽네!)
(화풀이 인가. 네놈은,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군ㅡ 하스미)
(옛날에는, 그 녀석의 그런 점이... 설교해오는 선생같아서, 정론에 부딪혀왔었는데)
쿠로
(하지만, 좀 생각을 바꾸는 정도로 누구나 바르게 살 수 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불교설화가 아니니까, 바르게 살려고 해도 그러지 못하는 녀석들도 있어)
(우리 엄마도 그렇게 말했었지, 뭔가 항상 혼났던 것 같은 기분이지만)
(사용한 건 치워라, 잇쨩은 때리면 안돼 라던가)
(그래서. 왠지 옛날을 그리워하기도 했고 불안정했던 나는 하스미의 그런 부분에 끌렸던거지)
(지킨다고 약속한 친우도 지키지 못하고, 하지 않기로 다짐했던 폭력을 휘두를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나는)
(하스미의 그러한 점에 [안정]을 느끼고, 젖을 떼는 아이처럼 자립할 수 있다고 믿었었다)
(언제나 [정답]을 가르쳐주는 그 녀석에게 의지하고는, 생각하는 것을 멈췄었어)
(그게 편했으니까, 엄마)
쿠로
(한심하지... 교내 최강이라거나 터프가이라고 불리면서, 어린 시절부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어)
(하지만. 하스미는 언제나 옳으니까, 그런 나를 꾸짖는 거겠지. [생각해] 라고 말이야....)
(머리가 나쁘다고 핑계대지말고, 제대로 부모가 준 뇌세포를 작동시키라고 하면서)
(그치만 나는, 생각하는 건 잘 못해. 그래서 안이하게 폭력을 쓰는 일도 했었지)
(그래도 미케지마가 바보같은 모습을 보이듯이, 솔직해지면 어떤 의미로는 편할텐데...)
(이제와서 [원숭이 산의 대장]으로 돌아가서, 나를 선한 놈이라고 생각해주는 사람의 얼굴을 슬프게하는 건 ㅡ 싫지, 역시)
(미케지마, 네놈은 어떻게 내딛을 수 있었던거지?)
소마
키류공!
쿠로
....왓, 놀래키지마라 칸자키
너, 학교는 어쩐거냐?
소마
후후. 시간날때마다 찾아오지는 말라고 하셨소만, 키류공은. 본인은 최근에는 제대로 통학하고 있으므로, 부디 안심하시오
쿠로
미안, 곤란하네 이런 건... 나도 하스미의 설교하는 버릇이 옮아버린 것 같아
소마
아니오. 본인을 염려해 주고 있다니 기쁠 정도라오. 애정이 있으니 채찍으로 때리는 것이겠지, 사탕과 구슬을 던져주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니까 말이오.
쿠로
하하. 정말 착하구나, 너는 뭘 먹어서ㅡ그렇게 자랄 수 있던 거냐?
소마
흠, 생선일까?
쿠로
그렇군. 나도 먹어볼까, 생선
소마
원하신다면, 한번 대접해드리겠소, 생선 요리는 본인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소.
아차, 그만 잡담을 해버렸지만, 본인은 아무래도 키류공과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러 온 것은 아니오
쿠로
그래. 유감이구만, 더 이야기하자고. 레퍼토리를 늘려야 하니까
우리 아버지의 요리는 맛이 없다던가, 요즘 입이 까다로워진 여동생이 말하기 시작했다고
그런 이유로 밖에서 밤늦게 돌아다니는 건 곤란해, 귀가했을 때라도 아버지께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있긴 하지만
아버지는, 요리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어쩔 수 없는거지만. 아버지는 가정을 지탱하기 위해서 일해주시니까, 그만큼 내가 집안일은 확실히 하겠다고 선언했으니까
그러니 약속을 어긴 건, 잘못된 짓이야... 하지만, 그렇게 내가 고집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가사노릇을 배울 수 없었던거겠지
소마
흠. 그렇다면 지금 키류공의 아버님은 고생하고 계시겠구려
쿠로
오우. 여동생도 할 수 있는 한은 도와주고 있는데, 매일매일 부산해. ES가 생겨서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도 정말로 갑작스러운 이야기였으니까 말이야
진심을 말하자면, 나도 계속 본가에서 살고 싶었어
기숙사에서는 본가의 광열비라든가 식비라던가 떠오르고, 대식가인 내가 있으면 집안일이 훨씬 편해지기도 하니까
소마
흠. 고생하고 있군, 키류공은
쿠로
[홍월]이니까. 뭐, 도련님들에게는 핀치나 고민으로 보이겠네
소마
사실 본인의 집은 부유하기는 하지만. 키류공이 어떤 고민이 있다면 본인은 이해하고 싶소
적어도. 처음부터 [모를거야]라고 단정짓고 의견을 물어보지 않는 것은 피해야한다오
본인이 늘 그런 편안한 입장에 안주했기 때문에 [홍월]의 고난도 몰랐던 것이고
본인은, 이제와서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같이 고민하고 싶소
쿠로
하하. 애는 부모를 닮는다고는 해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네ㅡ너도
우리는, 하스미에게만 [생각한다는 것]을 억지로 떠넘기고는 기다리기만 했지. 셋이 모여야 뭔가 된다고 하지만, 그 중 두 사람이 허수아비라면 의미가 없어
그거야말로 혼자서 하는거랑 동일하다고 봐야지. [유닛]을 짤 필요가 없으니까
뭐 [홍월]은 원래 항쟁을 끝낸 뒤에 해산할 예정이었던 것을 조금씩 이어나가던 거였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비상이 걸렸다고나 할까, 현상에 맞지 않게 되는 것 같아보이긴 했어
우리들 [홍월]은, 혁명의 칼날이었어. 무투파 조직이지. 하지만 지금 표면적으로 평화로운 이 시대에서는, 허리에 칼을 차고 있어도 볼품없을 뿐이야
소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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