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에필로그]

<동일한 시간, 피렌체>

이즈미
일루젼 성공~! 이예~이♪

토모야
.......

이즈미
훗훗후, 당황한 나즈냥의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을 수 있어!
아~ 기분 좋아, 사람을 일방적으로 범죄자로 취급한 벌이야♪
뭐 조금 더, 놀려줄까나. 『토모야군을 돌려받고 싶다면 몸값을 지불해』라던가 메시지로 보내버리든지
.....그러면 진짜로 경찰 사태가 되버릴라나?

토모야
.......

이즈미
토모야군은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 얼굴이네? 더 기뻐하라고? 무사히 좀비들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고, 수갑도 이렇게 풀었으니까?

토모야
에에.... 역시 히비키 선배일 것 같았어요, 수갑의 열쇠
그 사람은 절대로 몰래 열쇠를 숨기고 있던 거에요, 그리고 난감해하는 우리를 보고 비웃었을거고요

이즈미
그만큼, 도움이 돼서 추격자들을 유인하거나 했으니까 괜찮지 않아?
서로 상부상조잖아- 그다지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역시 사람은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돼♪

토모야
우~.... 하지만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들은 히비키 선배의 각본대로 춤춘거네요. 화나지 않으세요?
그 사람, 내가 마술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니까....
그 사람이, 미스디렉션으로 탈출하는 방법을 알려준 거죠

이즈미
미스.... 뭐라고?

토모야
미스디렉션이요. 뭔가에 주의를 끌어서 그 틈에 뒤에서 몰래 이것저것 하는 그런 거에요. 마술의 기본이죠

이즈미
아아... 이번 경우에는 히비키가 미스디렉션하고, 그 사이에 『탈출마법』을 성공시겼다는거야?

토모야
네. 히비키선배도, 그렇게 성대모사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에요
일부러 저를 몰아붙여서 진심을 내뱉게하고, 죽기살기로 생각하게 해서, 제가 스스로 그 방법을 떠올릴 때까지 히죽거리고 웃으며 기다렸겠죠

이즈미
후후. 무슨 말이라도 말로만 설명하면 몸에 익지 않으니까, 제대로 자신을 생각한다면 시행착오를 반복해야지
처음부터 『정답』에 도달할 수 있는 천재는 아니잖아, 우리들은♪

토모야
뭔가 텐션 높으시네요, 세나 선배. 그렇게나, 니~쨩들을 허탕치게 한 게 좋으신거에요?

이즈미
응. 게다가, 드디어 꺼림칙한 수갑에서 해방됐잖아? 자연스럽게 미소가 나올 수밖에 없지?
남에게 자유를 빼앗는다는 게 얼마나 지독한 일인지를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결정했어, 난 이제 두 번 다시 누군가를 납치 감금하지 않아

토모야
멋진 얼굴로 말할 게 아니네요. 그런 거, 누가 뭐라고 말하기 전부터 이해해주세요. 무서우니까요....?

이즈미
흐흥. 무서워도 어디로 도망갈 수 없겠네, 토모야군? 여긴 내 주거지니까 말이야, 경찰에 뛰어든다고 해도 말이 안 통하니까 막힐거라고?

토모야
으으, 난생처음인 해외여행이 이렇게 될 줄이야... 괜찮지만요, 당분간은 저도 예정이 없었고

이즈미
그래그래. 한가한 사람끼리,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자고♪
여기저기 구경시켜줄게. 나즈냥네가 사정을 이해하고 【아이돌 오브 더 데스】 같은 걸 끝낼 때까지 시간을 떼우지 않으면 안되는거고

토모야
네. 국내에 있으면 두고두고 좀비들한테 쫓겼겠죠. 근데 뭐, 그 사람들도 해외까지는 쫓아오지 않을 거고

이즈미
그러니까 말이야. 수갑 자국만으로도 누가 보면 난리가 날 것 같은데, 물린 자국까지 나면 최악이고
분위기가 식을 때까지는, 여기서 우아하게 지내자♪

토모야
네. 저는 정말로 아무 준비 없이 해외로 왔기 때문에 의식주도 모두 세나 선배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

이즈미
네네. 어제 방에서 묵게 해준 만큼은 돌려줄게. 그 이후부터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바보같은 일도, 뭐든지 양식으로 삼아서, 조금씩이라도 성장해 나갈까. 세상 어디에나 있는, 보통 생물들처럼

토모야
네. 아하하, 살아가는건 정말 힘드네요...♪